지갑 속에 넣어 다니던 운전면허증을 이젠 스마트폰에 앱 형식으로 넣어 놓고 사용할 수 있게 됐다.
학교나 기업에서, 혹은 공무원을 대상으로 한 모바일 신분증은 있었지만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모바일 환경에서 사용할 수 있는 신분증이 도입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행정안전부와 경찰청은 현행 플라스틱 운전면허증과 동일한 법적 효력을 갖는 모바일운전면허증을 27일부터 시범 발급한다고 밝혔다.
서울 서부 운전면허시험장, 대전 운전면허시험장과 서울 남대문·마포·서대문·서부·중부·용산·은평·종로 경찰서와 대전 중부·동부·서부·대덕·둔산·유성 경찰서 등 이들 시험장에 연계된 14개 경찰서에서 발급된다.
발급을 원하는 사람은 거주지와 무관하게 이들 기관을 방문해 발급받을 수 있다. 6개월 시범기간을 거쳐 오는 7월부터 전국에서 발급된다.
운전면허 소지자 중 희망자가 추가로 발급받을 수 있는데, 본인 명의의 단말기 1개에만 발급받을 수 있다.
모바일운전면허증은 공공·금융 기관, 렌터카·차량공유 업체, 공항, 병원, 편의점, 주류판매점, 여객터미널, 숙박시설 등 플라스틱 운전면허증이 사용되는 모든 곳에서 이용할 수 있다.
다만 신분증 사본 보관이 필요한 경우에는 별도의 시스템 준비가 갖춰진 곳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 현재 은행 중에서는 우리은행이 이런 시스템을 구비했다.
모바일운전면허증을 사용하면 일일이 신분증을 가지고 다닐 필요가 없고, 스캔 등의 절차 없이 온라인 환경에서도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확인하는 사람이 원하는 정보만 제공할 수도 있어서 개인정보 노출에 대한 우려도 적다. 예를 들어 차량 렌트 시에는 운전자격 정보만을, 담배나 주류 구매시에는 성인 여부만을 제시할 수 있다.
모바일면허증을 확인할 때는 육안으로 체크하거나 별도의 검증앱을 내려받아 모바일면허증에 QR코드를 비추면 된다. 직접 눈으로 체크할 때에는 신분증 위에서 움직이는 태극무늬나 실시간 변하는 시각 표시를 중점적으로 확인해 위조 여부를 살펴봐야 한다.
처음 도입되는 모바일 신분증인 만큼 보안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지만, 행안부는 블록체인, 암호화 등 다양한 보안기술을 적용해 안전성 확보에 철저히 대비했다고 설명했다.
운전면허증이 담겨있는 단말기를 분실할 경우에는 분실신고를 하면 잠김 처리돼 단말기 화면에 표시되지 않는다.
행안부 관계자는 "사용 이력은 개인 스마트폰에만 저장되고 중앙서버로 전송되지 않는다"며 "지갑 안에 플라스틱 운전면허증을 보관했듯 개인의 스마트폰 안에서만 개별적으로 모바일운전면허증을 갖는 셈이어서 보안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은 극히 낮다"고 말했다.
발급받으려는 사람은 운전면허시험장이나 경찰서 민원실을 방문해 대면 신원 확인을 거친 뒤 앱 마켓에서 '모바일 신분증' 앱을 내려받아 설치해야 한다.
운전면허시험장을 방문해 신청서를 내고 본인확인을 받은 뒤 창구에 설치된 QR코드를 모바일 신분증 앱으로 촬영해 발급받을 수 있다.
먼저 IC칩이 내장된 IC운전면허증(도로교통공단 안전운전통합민원 홈페이지에서 신청 후 운전면허시험장이나 경찰서에서 수령)으로 운전면허증을 교체한 뒤 이를 스마트폰 뒷면에 접촉하고 본인인증을 거치는 방법도 있다.
IC운전면허증 발급에는 8천원의 비용이 들지만, 스마트폰 교체나 분실시 다시 운전면허시험장을 다시 방문하지 않아도 되는 장점이 있다.
정부는 모바일 운전면허증을 활용한 다양한 서비스가 개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CU·GS25 등 편의점과 렌터카 업체 팀오투, 차량공유업체 그린카, 무인자판기업체 플랜티넷 등 26개 기업이 서비스 개발을 추진 중이다.
행안부와 경찰청은 이날 서울 서부운전면허시험장에서 모바일운전면허증 개통식을 열고 전해철 행안부 장관과 감창룡 경찰청장이 면허증 발급과 이용을 시연할 계획이다.
전 장관은 "모바일 운전면허증은 안전하고 편리한 혁신적 신원확인 방식"이라며 "국민의 편의를 향상시키고 다양한 비대면 혁신서비스 창출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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