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원주에서 10대 청소년들이 고교생 1명을 무차별 집단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수사 중이다.
피해자 측은 "한 달 전에도 가해자들이 비슷한 폭행사건을 벌였는데, 경찰의 수사가 늦어지며 추가피해가 일어났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27일 경찰 등에 따르면 강원 원주경찰서는 지난 19일 원주시 단계동 상가건물 계단에서 고교생 A군을 집단 폭행한 15~18세 청소년 7명을 공동폭행 혐의로 입건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
사건은 가해자들이 돌연 A군의 페이스북에 몰려와 욕설 글을 올리는 등 시비를 걸며 시작됐다. A군과 가해자들은 재학 중인 학교도 다르고, 사는 동네도 달라 일면식도 없는 상황이었다. 페이스북에서 설전을 이어가던 이들은 "XX까자"며 직접 만나 대화를 이어나가기로 한다.
▶ 엘베·계단 양쪽서 A군 못 도망가게 몰아
만남은 곧바로 집단폭행으로 이어졌다. 폭행 당시 건물 폐쇄회로(CC)TV 영상에는 가해자 일당이 A군을 수 분간 집단 폭행하는 장면이 고스란히 담겼다. A군이 PC방 건물의 계단으로 올라서자, 일당은 엘리베이터와 계단으로 나눠 A군이 도망가지 못하도록 계단실 가운데로 몰았다고 한다.
여러 명이 동시에 A군을 발로 밟고, A군이 머리와 안면부를 감싸자 머리카락을 움켜쥔 뒤 폭행을 이어간다. 초반 몸을 피하던 A군이, 1분쯤 뒤부터는 기절한 듯 미동도 하지 않는다. 그 상황에서도 이들 일당은 웃으며 A군의 발을 끌어당기거나 발로 툭툭 차본 뒤 또 폭행한다. 수 분 뒤 시끄러운 소리에 내려온 건물주가 경찰에 신고하며 폭행상황이 마무리됐다.
▶ 아들 친구도 당해…경찰 늦장조사에 추가피해
A군 어머니는 "한 달 전 아들의 십년지기 친구가 이들 일당에게 구타를 당했는데, 아들에게까지 접근한 것으로 보인다"며 "아들의 친구는 한 달 전 사건접수를 했는데, 지난 26일에서야 경찰에서 진술하라고 연락이 왔다고 한다. 당시 경찰이 빠르게 조치했다면 비슷한 사건이 또 발생했겠느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이가 기절하고 실신할 때까지 맞았다"며 "현장에 폭행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았다. 바닥은 물론 벽면과 손잡이까지 혈흔이 선명하다. 본인은 '엄마 괜찮다, 죄송하다'고 안심시키는데, 그게 마음이 더 찢어진다"고 덧붙였다.
▶ 가해자들 되려 'A군이 계단서 밀어, 살인미수' 협박
가족 등에 따르면 A군은 당시 폭행 충격으로 기절해 전후 상황을 기억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A군 어머니는 "얼굴 뼈가 내려앉고 치아가 부러지는 등의 상처를 입었다"며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다고 밝혔다. 또 갈비뼈·다리 등의 통증도 호소하고 있어 추가 검사를 계획 중이라고 덧붙였다.
경찰 조사에서 가해자들은 'A군이 계단에서 먼저 미는 등 시비를 건 게 발단이 됐다'고 주장하는 상황이다. A군 어머니는 "가해자들은 말을 맞춘 듯 'A군이 계단에서 자신들을 밀었으니 살인미수가 아니냐'고 되려 협박을 당했다"고 말했다.
A군의 어머니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원주시 집단폭행 사건 강력처벌과 신상공개, 촉법소년 폐지를 촉구한다'는 글을 올려 "촉법소년(형사미성년자)과 소년법 폐지를 촉구한다"며 "언제까지 철없는 아이들이 아니다. 촉법소년 연령을 9세로 낮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오전 7시 현재 해당 청원엔 4000여명이 동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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