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 상승으로 내년 초 가정용 도시가스 요금이 10% 정도 인상될 전망이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가스공사는 최근의 원가 급등 추세로 인한 비용 압박으로 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내년 1월 1일부터 가정용으로 사용되는 민수용 도시가스 요금을 10% 내외 인상하는 방향으로 내부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국제 유가는 배럴당 80달러까지 상승한 상황이며 한국은행 등은 당분간 이 같은 유가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국제 액화천연가스(LNG) 현물가격도 연초 저점 대비 7배 이상 올라 mmbtu(열랑 단위)당 35달러를 기록하면서 연말까지 도시가스 요금 인상 요인이 100%에 달하자 가스요금을 관할하는 산업부와 가스공사가 일정 수준의 요금 인상을 추진하려는 것이다.
이러한 원가 상승 추세에도 도시가스 요금이 지난해 7월 이후 한 번도 인상된 적이 없다는 점도 내년도 요금 인상을 추진하는 배경이다.
요금 동결로 가스공사의 미수금은 올해 말까지 1조5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가정난방용 수요가 급증하는 동절기에도 민수용 요금을 동결할 경우 내년 3월 말에는 미수금이 무려 3조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미수급 급증은 결국 가스공사의 재무구조 악화를 유발하고, 이는 결국 향후 도시가스 요금 인상 폭이 더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민수용 요금 동결이 지속되면 가스공사 부채 비율이 400%를 초과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렇게 되면 조달 금리가 상승하고, 미수금으로 인한 금융비용까지 소비자들이 추가 부담하게 돼 결국은 미래의 도시가스 요금 인상 폭이 더 커지는 문제가 생긴다"고 말했다.
실제로 2008~2012년 물가 관리 차원에서 5년 동안 도시가스 요금을 동결한 결과 가스공사의 2012년 미수금이 5조5천억원까지 누적돼 미수금 회수 기간이 5년 이상 소요된 전례가 있다.
당시 이로 인해 국내 천연가스 산업 발전에 투자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 것으로 지적됐다.
앞서 채희봉 가스공사 사장은 지난 10월 15일 열린 국회 국정감사에서 정부의 도시가스 요금 동결 방침에 대한 질의에 "작년 7월 이후 현재까지 민수용에 대해 (연료비) 연동이 안 되는 사이 국제 LNG 가격과 원유 가격, 스팟 가격이 모두 상승했으므로 이런 부분을 감안해야 한다"며 "물가당국의 고충도 이해하나 저희가 상장기업인만큼 원가 부담이 늘어난 점을 고려해 적정한 수준의 요금 인상을 허용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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