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새벽 경북 포항시 남구의 한 무인모텔에서 미성년자의 입실이 금지된 장소였으나 10대 남학생 5명이 무인 자판기를 이용해 몰래 입실하여 난동을 부리는 사건이 발생했다. 모텔 주인이 방 안으로 들어갔을 때에는 소주병 15병이 널브러져 있었으며 곳곳에 담뱃불 자국과 기물이 파손돼 있었다. 신고를 받은 경찰이 출동했으나 이들은 "미성년이라 괜찮다"며 사과 없이 난동을 부렸다. 이들 중 '진짜 촉법소년'은 1명이었다.
포항 남부경찰서에 따르면 무인텔에서 기물을 파손하고 음주를 하는 등 소동을 부린 10대 학생 5명 중 1명을 제외하고 나머지 4명은 모두 촉법소년이 아닌 범죄소년(만 14세 이상 19세 미만)이었다. 범죄소년은 범죄를 저질렀을 경우 성인과 동일하게 형사책임을 진다. 촉법소년인 1명은 이들의 친구가 아닌 학교 후배였다.
경찰 조사 과정에서 이들이 "우리는 촉법소년이라 괜찮다"며 업주와 출동한 경찰관에게 폭언을 했다는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었었다. 이들 5명은 소주15병을 나눠 마시며 침대 매트리스와 이불을 담뱃불로 지지거고, 출입문과 창문 손잡이를 훼손했다. 경찰관 3명이 이들을 붙잡아 파출소로 연행했으며, 업주는 이들로 인해 망가진 기물 교체 비용만 420여만원에 달한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들을 재물손괴 등의 혐의로 입건 전 조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경범죄에 해당하는 인근 소란 등은 신고 접수가 안 돼 형사 입건 대상이 아니다"라며 "어제 저녁에 신고가 접수된 내용을 토대로 피해자(무인텔 업주)와 조사 일정 등을 조율해 입건 대상이 되는 재물손괴로 조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들 중 학교 후배인 촉법소년 1명을 제외하면 나머지 4명은 모두 성인에 준해 형사책임을 진다. 강력범죄를 저지르더라도 무기징역이나 사형을 선고받지 않는 등 형량이 낮으나, 형사처벌을 받지 않는 것은 아니다. 소년보호처분이 내려지는 경우가 많지만 동종 전과가 있거나 죄질이 나쁠 경우 교도소에 가기도 한다.
전범진 변호사는 "범죄소년일 경우 정도에 따라 (죄질이) 약하면 소년보호처분, 강하면 소년법에 의해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라며 "촉법소년은 전과가 되지 않는 보호처분을 부과받으나 전과가 많을 경우 소년원에 송치되는 8호~10호 처분이 내려진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기물파손을 한 이번 사례의 경우 만일 초범이라면 통상 처벌이 약한 1호~5호 처분 중에서 내려질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소년법 32조에 따르면 소년범의 심리 결과 보호처분을 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되면 1호~10호까지 10단계 보호처분 중 하나가 내려진다. 1호 처분부터 각각 △감호 위탁 △사회봉사 명령 △보호 관찰 등으로 숫자가 커질수록 형량이 무겁다. 8호~10호 처분은 소년원에 송치되는 가장 엄중한 처분으로, 8호는 1개월 이내, 9호는 6개월 이내, 10호는 2년 이내의 기간 동안 소년원에 수용된다.
범죄를 저지르고도 촉법소년(만 10세 이상 14세 미만)이거나 범법소년(만 10세 미만)임을 내세워 형사책임을 면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절도나 사기에서부터 강간·살인 등 강력범죄를 저질러도 처벌이 불가능하다 보니 재범률도 높다. 법조계는 촉법소년도 보호처분의 대상이 될 수 있는데다 미성년 강력범 형사처벌이 강화되는 추세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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