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가 끝나는 건 한 순간인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대부분 그 끝은 천천히 조금씩 다가온다. 한 쪽 혹은 양 쪽 모두 상대방에게 서서히 등을 돌리기 시작하고, 천천히 그리고 조용하게 관계는 끝이 난다.
사람들은 보통 관계를 끝내기 전에 헤어짐에 대해 생각하다 행동으로 드러나기도 한다.
관계가 곧 끝날지도 모른다는 신호는 무엇일까
1. 정서적 거리두기(Emotional detachment)
서로가 정서적으로 얼마나 가깝게 느끼는가. 전향적 연구 결과에 의하면, 친밀감이 낮으면 이별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정서적 친밀감의 척도는 관계가 얼마나 건강하지 보여주는 지표가 될 수 있다. 이처럼 관계에서 정서적으로 거리를 두기 시작할 때 관계를 끝낼 준비를 하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
2. 부정적인 자발적 반응(Negative spontaneous reactions)
우리는 상대방에 대해 의식적인 견해(좋고 나쁜)뿐 아니라 암묵적인 견해 또한 가지고 있다. 상대방과 관계에 대해 가지는 이런 깊은 관점은 특히 관계의 미래를 보여주는 것일 수 있다. 어떻게 반응할 지 생각할 충분한 시간이 없는 상황에서 상대방은 나의 능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함께 있기에 얼마나 즐겁다고 생각하는지, 다른 사람과 어떻게 비교하는지 생각해본다.
또한 나는 상대방에 대해 직감적으로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가. 이러한 직감적인 느낌은 평소엔 알기 쉽지 않지만, 특정한 상황에서 꽤 잘 드러날 수 있다. 실제로 연구에 따르면 파트너에 대해 암묵적으로 부정적인 인상을 가지면 이별할 위험이 더 크다.
3. 좋은 소식에 대해 맥빠지는 반응
좋은 일이 생겨 공유할 때 상대방은 진심으로 축하해주는가? 반대의 경우 나는 어떻게 반응하는가. 좋은 소식을 함께 나눌 때 보이는 반응은 관계가 앞으로 얼마나 안정적으로 유지될 지에 대한 통찰을 줄 수 있다. 좋은 소식을 알렸을 때 진심으로, 열정적으로 축하해주는 대신 뜨뜻미지근한 반응을 보이거나 파괴적인 반응을 보인다면 이별할 가능성이 높다.
자신이 기대한 대로 반응하지 않는 사람과 좋은 소식을 공유하는 것은 우울한 경험이다. 이러한 경험을 한 번 하고 나면 이후에 또 좋은 일이 생기더라도 함께 나누려는 마음이 선뜻 들지 않을 것이다. 이렇게 되면 상대방과의 거리는 더 멀어지고 관계는 더욱 위태로워진다.
4. 긍정적인 비언어적 행동 감소
“어떻게” 말하는지가 “무엇을” 말하는지 보다 더 많은 것을 보여준다. 비언어적 행동과 언어적 행동의 예측력을 분석한 연구에서 긍정적 비언어적 행동(미소, 기댐, 격려 등)은 이후 관계 만족도가 더 높아짐을 예측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계에서 긍정적인 비언어적 행동이 결여되어 있다면 관계가 약해지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
5. 자신의 이야기를 하지 않음(Lack of self-disclosure)
얼마나 자주 서로의 감정을 공유하는가. 친밀한 감정을 주고받는 것은 건강한 관계를 만들어가는 데 도움이 된다. 한 사람이 말하면, 상대방은 주의깊게 듣고 인정하며 관심이 있음을 보여준다.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어 건강한 관계를 구축하는 데 듣는 사람의 반응은 매우 중요하다. 자신의 중요한 감정을 상대방과 더 이상 나누지 않거나 다른 사람과 공유할 때, 관계를 만들어 갈 기회를 잃게 된다. 이런 일이 반복된다는 것은 관계로부터 멀어짐을 암시할 수 있다.
6. 상대방에 대한 환상이 깨어짐
자신이 보기에 나의 파트너는 얼마나 멋진 사람인가. 관계라는 건 상대방에 대해 가지는 약간은 비현실적인 생각 때문에 지속되는 면도 있을 수 있다. 특히 자신에게 특별히 중요한 추상적인 면에 대해 실제보다 더 좋게 생각한다. 메타 분석에 따르면, 상대방에 대해 가지는 긍정적인 환상은 관계의 안정성을 예측하는 주요 변수이다.
관계에서 불행을 느끼고 서로간의 약속이 시들해지고 있다는 징후는 다양한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 위의 목록에는 당시에는 알아차리기 어려울 수 있는 행동들이 포함되어 있지만, 잘 생각해보면(혹은 뒤늦게 생각해보면) 더 분명하게 드러나 보일 수 있다.
이것이 이별의 어려운 면 중 하나다. 특히 일방적인 관계라면 더욱 그렇다. 한 사람은 멀어지고 있는 것이 분명해 보이는데, 상대방은 깨닫지 못할 수도 있다. 어쩌면 보고 싶지 않아 외면하는 것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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