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변에 가장 좋은 자세는 ‘쪼그려 쏴’ 자세다. 아주 오래 전 재래식 변기나 90년대까지 공중화장실의 주류였던 화변기에선 자연스러운 자세다. 그러나 집이건 공공장소건 좌변기가 대종을 이루는 현대 사회에서는 영 곤란하다.
왜 쭈그려 앉는 자세가 배변에 좋을까? 치골직장근을 느슨하게 만드는 덕분이다. 치골직장근은 평소엔 대변이 나오지 않도록 직장을 조인다. 대변을 볼 땐 이 근육을 이완해 직장을 풀어줘야 한다. 쭈그려 앉을 때 가장 느슨하게 이완된다.
그러나 마치 의자에 앉듯 직각으로 좌변기에 앉으면 치골직장근이 제대로 이완하지 않아 직장을 얼마간 조인 상태가 된다. 쭈그려 앉아서 일을 치를 때보다 더 많은 힘을 주어야 하고, 그나마 변비가 있을 땐 시원하게 배변을 못 할 수도 있다.
좌변기에서는 방법이 없을까? 변기에 앉은 채 허리를 약간 앞으로 굽히고 까치발을 하면 된다. 무릎이 위로 올라오면서 쭈그려 앉는 자세에 가까워진다. 조각가 오귀스트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의 자세다. (물론 턱을 괼 필요는 없다) 맥없이 늘어져 앉아있을 때보다 치골직장근이 더 많이 이완돼 배변이 쉬워진다.
까치발로 오래 버티기 힘들다면 높이 15cm가량의 상자나 블록을 발아래 놓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아예 ‘변기 발판’ 또는 ‘좌변기 발 받침’ 등의 명칭으로 시판하는 제품을 살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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